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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년이 온다. 민주주의를 위해 피흘린 청년들의 이야기

독서 후기

by BummyGo 2018. 3. 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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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싸우다가 피바람 속에 스러져간 젊은 영혼들에 대한 책이다. 




나는 국사나 세계사를 포함한 역사공부를 잘 못했다. 선생님들은 역사는 반복되는 거라고 하시면서 재미를 붙여보라고 하셨지만 글쎄.... 지금 당장 나랑 상관이 없는 일들을 굳이 머리 아프게 외워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런데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책들을 읽다보면 그 시대에 있던 사람들의 심리와 그 시대의 사건들이 현대에 영향을 주게 된 근거들을 알 수 있어 흥미가 생긴다. 역시 단순 암기보다는 이해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제목을 처음에 보고는 소년이 온다? 그럼 소녀는 안와? ㅋㅋㅋ 하고 속으로 아재 게그를 시전 했었는데... 책을 읽다가 울었다. 내용은 진지했다.



주인공은 “너” 이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단 이름 없이 “너” 라고 불리는 주인공이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병원 영안실에서 일을 돕고 있다. 집에서는 계속해서 돌아오라고 하지만 ‘갈게요’라고 대답만 할 뿐, 계속해서 병원 일을 돕고 있다. 


이 시절에는 대학생들의 운동이 한창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군인들이 이 운동을 제압하려고 폭력을 사용했는데, 길가던 신혼부부가 군인들한테 무차별 폭행당하고 벌벌 떠는 장면도 책에 나온다. 


너의 친구 정대는 군인이 민간인을 상대로 발포를 했을 때 쓰러졌다. 하지만 주인공 ‘너’는 정대를 구하러 갈 수 없었다. 옆에서 ‘지금 나가면 개죽음이야’라고 말렸던 아저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총알에 맞을까 두려워서 이었을까? 인간의 존엄성...우정까지도 바닥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려버리는 죽음의 공포. 과연 누가 ‘너’를 비난할 수 있을까? 나라도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지 장담 못하겠다.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1장은 어린 새, 2장은 검은 숨이다. 검은 숨은 죽은 영혼의 이야기이다. 군인들이 시체들을 쌓아올리는데 그 중에 한명인 영혼이 시체들 틈에서 하는 생각들을 적어놓았다... 슬프다... 이 장에서 울었던 것 같다. 


3장은 일곱 개의 뺨. 출판의 자유를 뺏긴 상황을 묘사한 장이다. 검열을 받으면 중요한 내용들을 검은 색으로 칠해져 출판이 금지된다. 그리고 ‘그녀’는 물리적 폭행까지 당하면서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의 신상을 파악하려는 정체모를 남자들에게 심문을 당한다. 그리고 분수대!!! 분수대가 나온다. 분수대에 대한 의미는 각자 읽고 생각해 봐야할 듯. 나는 이것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인데, 자유를 위해 피 흘린 광장에 무심하게 졸졸졸 분수대가 흐르는게 맞지 않아서 계속 전화를 했던 것 같다.  


4장은 쇠와 피, 모나미 볼펜이 나온다. 고문 당한 학생의 이야기와, 총을 들었지만, 군인들에게 총을 쏘지 못한 학생들이 나온다. 마지막까지 인간이고 싶었던 학생들. 명령에 의한 것인지, 내면의 폭력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시킨 건지 모를 군인들. 학생들을 빨갱이들이라고 부르며 총을 갈기는 장교....


5장 6장도 고문당한 사람들과 그로 인한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사람도 있고 짓밟힌 인간성이 회복되기가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읽는 동안 슬픔 분노 슬픔슬픔을 반복 했던 책. 영화 1987을 보고나서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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