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네요. 특이한 제목 덕에 더욱 관심이 가던 책이었습니다. 편의점에서 구입 가능한 양산형 인간? 편의점 안에서만 살아가는 인간?’ 등등 몇 가지 예상을 해봤지만 실상은 그냥 편의점 직원이더군요. (시무룩) 하지만 주인공 후루쿠라 상의 독특한 성격을 알게 된 후부터는 읽는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직장, 행복, 자기만족... 그리고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기준들 등등 생각해볼 거리가 많았습니다.
만약 차도 옆에 사고로 인해 하늘나라로 간 비둘기가 놓여 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대부분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거나 아니면 그냥 보기 불편하다는 생각하며 지나가겠지요. 근데 만약 “비둘기 튀김을 해먹으면 좋겠다!!” 란 생각이 든다면 이건 무슨 일일까요? 주인공의 어린시절 에피소드(여기선 귀엽고 작은 새) 중에 하나이긴 한데요, 저는 처음에는 주인공이 사이코 패스가 아닌가 생각 했었습니다만 그 뒤로 계속해서 나오는 어린 시절들을 보면 그냥 감성이 없고, 지나칠 정도로 효율성만을 따지는 성격이라서 그랬던 거 같네요.
< 죽은 새를 보고 꼬치구이를 제안하는 주인공>
그리고 반사회적 감정을 가진 남주(?) 시라하가 여주인공인 후루쿠라를 면전에서 인신공격을 하고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깎아내리며 오로지 자신의 도피생활만을 위해 여주인공을 이용하는 장면에서는 화가 나더군요. 그런데 그걸 무덤덤하게 계산적으로 받아들이는 여주인공도 참... 뭔가.... 신기하더군요.
아마도 작가는 효율성 또는 가성비를 최고라고 생각하는, 마치 커다란 기계와 같은 현대 사회에서 인간들이 정해진 규칙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감정 없는 부품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이렇게 사는 것이 당연해!” 라고 어느 정도 정해놓은 룰을 따르지 않으면 아웃사이더가 되어버리는 현실을 비판도 아니고 그냥 덤덤하게 보여주는 거 같아요.
마지막에 여주인공이 편의점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는 장면이 생기 넘치고 나름 행복해(?)보인건 저만 그런걸까요... 이런 여주는 정말로 아싸인걸까요? 아니면 그냥 나름 혼자서 잘 살아가고 있는데 다만 직장이 편의점이고 결혼을 안한 이유로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혀 살아가는 걸까요? 이상한 사람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대가 요구하는 기준들, 결혼, 직장, 돈 등등 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한번쯤 돌아보고, 진짜 난 행복한가? 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네요.... 꼭 한번 쯤 읽어볼만한 책.
습관이 답이다 -톰 콜리 (0) | 2018.03.19 |
---|---|
한강, 소년이 온다. 민주주의를 위해 피흘린 청년들의 이야기 (0) | 2018.03.08 |
영화 원더 원작, 아름다운 아이 (0) | 2018.03.08 |
외모지상주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0) | 2018.03.06 |
82년생 김지영 (0) | 2018.03.05 |